[입냄새 100문 100답] <62>설마 구취, 대충 입냄새 -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구취는 성인의 50% 가량에서 난다. 심한 입냄새는 사회생활의 적이다.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입냄새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편집자 주>
한의학 박사 김대복 원장
<사례>
40세 여성입니다. 신체와 정신 모두 건강합니다. 스트레스도 별로 없습니다. 헬스클럽에도 다니고 등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입에서 냄새가 납니다. 설마 어떤 병으로 인한 냄새는 아니겠죠.
<김대복 한의학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구강위생이 좋고,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자극성 음식섭취, 생리 등에 의한 일시적 구취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취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환경, 섭생, 질병, 스트레스 등 입냄새 유발 원인은 넘쳐납니다. 구취는 몸 상태 변화에 따른 신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입냄새가 지속되면 원인을 빨리 찾아야 합니다. 구취 자각은 큰 병으로 커지기 전에 막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한국인에게는 독특한 의료관이 있습니다. ‘내 병은 내가 안다’입니다. 많은 병의 초기단계는 거의 불편함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병원행을 망설입니다. 이런 경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에서 두드러집니다. 입냄새는 입마름과 충치를 비롯하여 호흡기와 소화기 이상, 당뇨, 신장질환, 간질환 등 온 몸과 관련 있습니다. 구취는 발병부위에 따른 특색이 있습니다. 당뇨는 과일냄새, 콩팥이 안 좋으면 지독한 암모니아 냄새, 간 상태가 악화되면 생선 냄새를 풍깁니다.
의사는 이 같은 작은 힌트를 바탕으로 심도깊은 진료를 통해 원인을 찾고 치료를 합니다. 하지만 사람 심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병은 지나치고 싶습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한가롭게 치료받고 있기가 쉽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인의 의식구조에는 ‘설마’, ‘빨리’, ‘대충’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입냄새가 나도 ‘설마, 질환은 아닐거야’라며 합리적 의심을 거부합니다. 그런데 설마가 사람잡는 일이 가끔 발생합니다. 질환이 심화돼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취 초기에 진료를 받았으면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입냄새 초기에 병원을 찾아도 넘어야 할 심리적 벽이 있습니다. ‘빨리 빨리’입니다. 초기 입냄새는 탕약을 한 달 가량 복용하면 대부분 좋아집니다. 그러나 오랜 구취와 악화된 질환에 의한 입냄새는 치료 기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구취의 원인 질환까지 치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빨리 빨리’ 문화에 젖은 사람은 빠른 치료를 요청합니다. ‘빨리 빨리’는 ‘대충 대충’으로 이어집니다. 대충 입냄새가 약해지면 치료를 멈춤니다. 조금만 더 치료하면 원인이 완전 제거되는데도 시간과의 전쟁을 합니다. “대충 치료됐으면 나중에 올게요”라고 합니다.
건강 위협의 자각과 관리는 스스로 해야 합니다. 의사는 보조자입니다. 건강생활은 질병에 대한 합리적 의식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적당히, 대충대충, 빨리빨리는 의사가 볼 때 가장 큰 질병입니다.
중국 근대 사상가 후스(胡適)는 중국인의 적당주의를 깨기 위해 풍자소설 ‘차부둬선생전(差不多先生傳)’을 씁니다. 차부둬는 그게 그것이라는 뜻입니다. 주인공은 대충대충, 적당히 일하는 사람입니다. 다름과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삶을 삽니다. 흰 설탕과 흑설탕이나 당도는 같다고 생각하고, 십(十)과 천(千)은 획수 하나 차이이기에 구분하지 않습니다. 병에 걸렸는데 ‘오늘이나 내일이나’ 태도를 보입니다. 치료하러 온 의사가 수의사인데도 ‘의사나 수의사나’를 이야기합니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죽으면서도 ‘죽는거나 사는거나, 차부둬(그게 그거)’라고 합니다.
대충대충, 적당이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구취 치료에서 해피엔딩 조건은 3가지로 생각합니다. 첫째는 의사이고, 둘째는 진지함, 셋째는 끈기입니다. 병원선택은 구취를 전문으로 보는 한의사나 의사를 찾는 게 바람직합니다. 임상경험이 풍부할수록 치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음은 병에 대한 합리적 의심입니다.
입냄새가 날 때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완치를 해야 합니다. 겉으로 좋아진 것에 만족하지 말고, 구취를 근원까지 제거해야 합니다. 끈기를 갖고 치료하면 입냄새가 재발되지 않습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